빨아도 나는 수건 쉰내, 범인은 세제가 아니었습니다

수건 쉰내, 저는 한동안 세제 탓인 줄 알았습니다. 향이 강한 세제로 바꿔보고, 정량보다 넉넉히 부어보고, 섬유유연제까지 더했는데도 물만 닿으면 수건에서 그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마른 상태에서는 멀쩡한 세수하고 얼물을 묻는 순간 훅 끼치는 쉰내요. 며치 이것저것 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범인은 세제가 아니라 수건 속에 눌러앉은 세균이었습니다.

문제는 세제가 아니다

다젖은 수건이 빨래통에서 보내는 몇 시간 동안, 냄새 원인균은 섬유 깊숙이 자리를 잡습니다. 일반 세탁의 온도와 시간으로는 이 균과 균이 남긴 찌꺼기가 다 빠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겉보기엔 꺠끗해져도 물이 닿으면 냄새가 되살아나는 겁니다. 여기에 덜 헹궈진 세제와 섬유유연제 잔여물이 쌓이면 균의 먹이가 되어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향으로 덮어보려던 섬유유연제가 사실은 냄새를 키우고 있던 셈입니다.

첫 시도는 절반만 성공했습니다

다과탄산소다가 좋다는 말에 처음엔 세탁기에 두 스푼을 바로 넣고 평소처럼 돌렸습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냄새가 줄긴 했는데 물에 적시면 여전히 희미하게 올라왔습니다. 알고 보니 과탄산소다는 60도 안팎의 뜨거운 물에서라야 제 성능을 내는데, 미지근한 세탁기 물에서는 반도 활성화되지 않았던 겁니다.

두 번째 시도에서 잡혔습니다.

방법을 바꿔보았습니다. 세탁기에 맡기기 전에, 대야에서 먼저 담그는 걸로요.

  1. 대야에 수건이 잠길 만큼 60도 안팎의 뜨거운 물을 받습니다.
  2. 물 5L 기준 과탄산소다 2~3큰술을 풀어줍니다. 거품이 일면서 활성화되는게 눈에 보입니다
  3. 수건을 완전히 잠기게 넣고 40분쯤 둡니다.
  4. 담근 물을 버리고 가볍게 헹군 뒤, 세탁기로 평소처럼 세탁합니다.
  5. 끝나자마자 바로 건조기에 넙니다. 세탁기 안에서 몇 시간 묵히면 도로 원점입니다.

40분 담갔다 세탁한 수건은 물에 푹 적셔 코를 대봐도 아무 냄새가 없습니다. 세제도 유연제도 그대로였어요. 차이는 ‘뜨거운 물에 담갔느냐’입니다.

담글 여유가 없는 날

날헹군 단계에 식초 반 컵을 넣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냄새는 잡히빈다. 식초 냄새는 마르면서 날아가고 섬유유연제 대용으로도 좋습니다. 면 100% 수건이라면 삶는 방법도 있지만 매번 삶는 건 번거롭고 수건 수명도 줄어서, 저는 담금으로 안 잡힐 때만 씁니다.

그래도 못 살린 수건이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냄새가 돌아오는 수건으로 두어 잘 있었습니다. 공통점은 산 지 2~3년이 넘어서 보풀이 다 눕고 뻣뻣해졌다는 것. 섬유 깊숙이 낀 찌꺼기가 더는 빠지지 않는 상태라, 세탁법이 아니라 수명의 문제였습니다. 미련 없이 걸레로 강등시켰습니다.

다시는 그 냄새를 안 맡으려고 지키는 것

이제는 담금할 일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젖은 수건을 빨래통에 던져두지 않고 세탁 전까지 펼쳐 걸어두는 것, 세탁이 끝나면 바로 너는 것, 섬유유연제를 줄인 것. 이 셋이 전부입니다. 세탁조 자체가 오염된 경우는 얘기가 다른데, 세탁조 청소는 따로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한 줄로 줄이면

수건 쉰내는 세제 문제가 아니라 세균과 건조의 문제입니다. 이미 배어버린 냄새는 뜨거운 물 과탄산소다 담금으로, 앞으로는 ’세탁 끝나자마자 널기‘로. 이 둘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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